개인투자자들은 지난 3월 국내 주식시장에서 11조49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습니다.
국내 주식시장 개장 이래 최고 기록으로 나타나는데요.
같은 기간 외국인은 12조8528억원어치를 순매도했습니다.
3월 주식시장은 ‘외국인 대 개인’의 싸움이었는데
4월 증시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을 반영한 ‘동학개미운동’이 증권가에서 올해 최고의 유행어로 떠올랐습니다.
주식을 순매수하며 시장을 떠받치고 있는 개인투자자들의 움직임을 1884년 전봉준이 일으킨 반봉건·반외세 운동인 동학농민운동에 빗댄 표현입니다.
동학개미운동이라는 말은 지난달 초 유튜브 채널에서 처음 생겨났는데요.
‘동학개미운동! 10조 매수, 개인투자자들의 혁명, 이번엔 다르다’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오며
3월 초 개인들이 주식을 사들이자 A씨가 “개인들이 반란을 일으켰다”며 “동학농민운동에 빗댈 만한 일”이라고 평가한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이어 백과사전에 ‘동학개미운동’이 올라간 것처럼 패러디한 사진을 제작했습니다.
이후 동학개미운동이란 표현은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급속도로 퍼지기 시작했다. A씨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패러디한 건데 이 정도로 널리 퍼질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증권사 리포트에 동학개미운동이 등장한 것은 지난달 27일.
하나금융투자는 ‘개미가 이긴다’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써냈습니다.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동학개미운동이라 불리는 개인투자자의 기념비적 국내 증시 매수세가 갖는 의미를 생각할 때”라며 “외국인의 탈출 행렬에 대항하는 시장 완충 기제로 개인이 급부상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동학개미운동을 둘러싼 시장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는데요.
실제 역사에서 동학농민운동이 실패로 돌아간 것처럼 이번에도 수익을 내기 힘들 것이란 전망과 ‘이번엔 다르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습니다.
개인 매수세가 몰린 뒤 코스피지수가 1800대까지 회복해 지금까지는 ‘개미들’에게 유리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A씨는 “동학농민운동은 실패했지만 이번엔 공부한 개인투자자들이 우량주를 장기 보유하는 건전한 투자를 하고 있는 만큼 동학개미운동은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인이 매수하고 외국인이 매도한다고 주식시장을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며 “개인투자자의 주식 투자 열풍이 주가 하락 위험을 낮춰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동학개미들 삼성전자 저점 매수가 승리하는가?
외국인이 팔아치우다 최근들어 간헐적으로 순매수하다가 오늘 매수 규모가 큰 편이었습니다.
갭상승 이후 급등했는데요.
렘데시비르 효과 좋다는 이야기 나왔고 미국에서 5월부터 경제활동 재개 등이 거론되면서 반도체 섹터가 초강세 국면이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17일 오늘 증시에서 외국인의 순매도 행진이 31일 만에 종지부를 찍으면서
대장주 삼성전자 매매 동향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달 5일부터 이달 16일까지 30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가던 외국인은 17일 오전 9시40분 현재 2500억원 이상 사들이며 순매수로 전환했습니다.
30거래일 연속 순매도는 역대 최장인 2008년 6월 9일~7월 23일 33거래일 연속 순매도 이후 두 번째로 긴 순매도 기록입니다.
이 기간 누적 순매도 금액은 14조7649억원으로 사상 최대치인데요.
2008년 33거래일 연속 순매도 때 빠져나간 8조9834억원보다도 6조원 가까이 많습니다.
다만 글로벌 정책 대응, 미국 경제 재개 기대에 힘입어 주요국 증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그간 신흥국 주식 매도로 일관하던 외국인도 17일을 시작으로 본격 순매수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에 시장을 대표하는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의 투자 행보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지난달 삼성전자 주식을 5조원 가까이 순매도하던 외국인은 이달 7일부터 10일까지 4거래일 간 1789억원 순매수하고, 14일에도 229억원 순매수했습니다.
외국인이 삼성전자 주식을 4거래일 연속 순매수한 것은 코로나19 충격 이전인 2월 4일~7일 이후 처음입니다.
외국인이 13일(-171억원)과 16일(-522억원) 순매도하긴 했지만,
하루 수천억원어치를 팔아치우던 지난달에 비해선 매도 폭은 줄어들었습니다.
지난달 외국인의 대량 순매도로 삼성전자 주가가 4만2500원(3월 23일)까지 떨어진 뒤 점차 회복세를 보이자,
매도를 일단락하고 매수를 늘려가며 시장을 지켜보는 타이밍으로 풀이됩니다.
삼성전자가 시장 우려에도 불구하고 선방한 1분기 실적을 7일 공개한 것도
이런 태도 변화에 한몫하는걸로 알려지고 있는데요.
코로나19 영향이 2분기부터 본격화된다지만, 실적 전망은 그렇게 부정적이지만 않습니다.
삼성전자는 애플 아이폰SE 2세대에 맞서 중저가폰 A71, A51을 곧 출시할 예정입니다.
코로나19에 따른 데이터센터 서버용 반도체 수요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점도 실적 우려를 완화시키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시장 지배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증권가도 삼성전자에 대한 기대를 접지 않고 있는데요.
어느 증권사의 삼성전자 평균 목표주가는 6만4485원으로,
코로나19 직전인 3개월 전(6만9548원)보다는 줄었지만, 6개월 전(5만8595원)보다는 여전히 높은 걸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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