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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은 자국경제의 회복을 위해

6년이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양적완화(Quantitative Easing)’란 이름 아래 약 4조 5천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풀었습니다.

 경제논리에 따른다면 양적완화시책으로 달러가 증발하면 달러가치가 하락하게 되는데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역시 이번 코로나 사태에도 엄청난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미국 연준의 6000억달러 양적완화를 시행함에도 불구하고 달러는 천정부지로 치솟았습니다.

오히려 위기의 순간에는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심리가 확산되어 달러가치가 안정되거나 오르기까지 했는데요.

흔히 말해 우리는 안전자산이라고 일컫는 것 중 달러도 그 예입니다.

또한 미국이 2014년 10월 양적완화를 종료하자 신흥국시장들은 동요됐고 

즉 그동안 신흥국시장에 유입되었던 외국인 투자자금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기 시작했었습니다.

 




기축통화란 무엇인가?

왜 그랬을까요?

 바로 미국 달러가 기축통화이기 때문입니다.

 ‘기축통화(key currency)’란 국제 간 결제나 금융거래의 기본이 되며, 금과 동격으로 국제사회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통화를 뜻합니다.

 따라서 세계 대다수의 국가들은 달러를 보유하기 위해 안간힘을 씁니다.

 특히 세계 제 2위와 3위의 경제대국들인 중국과 일본은 각기 1조 달러 이상의 미국국채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만일 기축통화인 달러화가치가 폭락하게 되면 이들은 엄청난 타격을 입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달러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달러 채권국들은 달러가치의 폭락을 원하지 않습니다.

 

더불어 세계경제에 위기가 닥치게 되면 

미국이 상대적으로 가장 빨리 위기를 타개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심리,

그리고 달러의 위상이 흔들리게 되면 국제금융질서가 마비될 것이라는 우려 등도 이러한 왜곡된 현상을 야기하는 데 일조하고 있는데요.



제1차 세계대전 전까지만 해도 영국의 파운드화가 세계의 기축통화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이후 영국의 경제력이 점차 쇠퇴하면서 기축통화로서의 파운드화는 기축통화의 역할을 마감하게 되었고

대신 미국 달러화가 부상하기 시작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직후 미국은 슈퍼파워가 되며 당시 미국은 전 세계 GDP의 50%와 전 세계 금의 70% 정도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미국의 달러가 힘을 발휘할 수 있었던 이유인데요.

더욱이 강력한 군사력도 뒷받침되었습니다.

 여기에 뉴욕은 이미 국제금융의 중심지로서의 역할과 기능을 수행하고 있었고

완비된 은행조직과 어음 할인시장이 존재하고 있었기에 세계의 자금들이 이곳에 몰려들어 거래되고 있었습니다.

 


브레튼우즈 체제를 통해 세계의 기축통화가 된 달러

달러가 세계의 기축통화가 된 배경을 보다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갈 무렵인 1944년, 주요 연합국 대표들은 전쟁 이후의 세계경제 질서의 회복과 국제통화제도 재편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미국 뉴햄프셔 주의 브레튼우즈에서 회담을 가집니다.

여기서 국제금융질서의 관리 시스템인 ‘브레튼우즈 체제(Bretton Woods system)’가 출범하게 되는데

아울러 이 체제를 안정적으로 운영해 나갈 국제금융기관으로서 세계은행(World Bank)과 국제통화기금(IMF)이 설립됩니다.



브레튼우즈 체제의 핵심내용은 세계 각국의 통화가치를 달러를 기준으로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고 달러의 가치는 금 1온스 당 35달러로 정해졌습니다.

금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변형 금본위제이며, 또 미국 달러를 기준으로 한 ‘고정환율제도’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얼마가지 않아 체제의 허점이 드러나게 됐는데

미국의 화폐인 달러가 세계의 기축통화로 사용되려면, 세계 각국에 달러가 충분히 공급되어야 했습니다.

문제는 이 경우 미국의 무역적자가 불가피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미국이 경상수지 적자를 허용하지 않고 국제유동성 공급을 줄이면 세계경제는 크게 위축되고 말지만

지금과 같이 미국의 적자상태가 지속되면 달러화 가치가 하락해 준비자산으로서의 신뢰도가 떨어지게 되고 결국은 고정환율제도가 붕괴되고 말 것이라는 트리핀의 딜레마라는 말이 생기기도 합니다.

 한 국가의 통화를 기축통화로 채택했을 때 필연적으로 생겨날 수밖에 없는 진퇴양난의 상황을 압축해 표현한 말입니다.



이런 현상은 실제로 나타났었습니다.

미국은 원활한 유동성 공급이라는 명분 덕분에 무역적자에 시달리게 되었고 게다가 미국은 베트남 전쟁에 필요한 돈을 충당하기 위해 달러를 계속해서 찍어댔습니다.

나중에는 미국이 보유한 금의 4배나 되는 달러가 시중에 돌아다니게 되었습니다.

 결국 미국을 불신하게 된 각국에서는 달러를 금으로 바꿔 달라고 요구했으나 그만한 금을 갖고 있지 않던 미국은 “달러를 금으로 바꿔주지 않겠다.”고 선언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1971년에 있었던 ‘닉슨 선언’ 또는 ‘닉슨 쇼크’라고 불리는 조치이며 이렇게 해서 브레튼우즈 체제는 막을 내리게 되고, 달러가치의 하락이 이어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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