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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마이너스 통장 한도를 늘리고 있습니다..

국내 증시에서 이례적인 현상이 속속 나오고 있는데요.

그 중심에는 동학개미운동이 있습니다.

 1894년 반외세·반봉건을 기치로 일어난 농민들의 혁명운동인 동학농민운동에 빗댄 주식용어로,

 국내 주식을 내다 파는 외국인 투자자에 맞서 자본시장을 사수하겠다는 의미의 패러디한 의미입니다.

 과거 수차례 증시가 약세장을 겪을 때마다 개인투자자의 순매수 행진은 반복됐습니다.

 하지만 이번처럼 조직적·집단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과거와 달라진 엄청난 차이인데요.

 코스닥 소형주에 ‘묻지마 투자’를 하지 않고 대표 우량주 삼성전자를 콕 집은 것도 눈에 띕니다.

전문가들은 우량 주식을 싸게 살 기회라는 데는 동의하지만,

빚까지 내가며 무리하게 추종 매매에 나서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하고 있는데요.

 

불이 붙은 개미투자자들 사이에서 동학개미운동은 엄청나게 퍼지고 있습니다.

개인 순매수 기록이 날마다 경신되며 개인투자자들은 엄청난 올인을 하고 있는데요.

 이들 동향을 살펴볼 수 있는 지표로 투자자 예탁금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3월 25일 기준, 투자자 예탁금은 40조9912억원으로 사상 최대치인데요.

 투자자 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에 맡겨두거나 주식을 판 뒤 찾지 않은 돈입니다.

 통상 증시에 진입하려 기회를 엿보는 대기성 자금으로 해석됩니다.

 투자자 예탁금은 올 들어 늘었습니다.

 지난해 말 27조원에 불과했던 투자자 예탁금이 지난 1월 말 28조7000억원, 2월 말 31조2000억원으로 증가했고 증가세는 3월 들어 특히 폭발적으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실제 최근 국내 개인투자자는 연일 순매수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월 들어 25일까지 개인투자자의 코스피 누적 순매수액은 9조7142억원으로 잠정 집계됐습니다.

 이는 월간 기준 거래소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99년 이후 최대 규모인데요.

 같은 기간 외국인 투자자가 비슷한 규모의 주식을 팔아치운 것에 비춰보면 이들의 매물을 사실상 고스란히 주워 담은 셈입니다.

주요 증권사 일선 지점에서는 이런 수치를 실감할 수 있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많은 증권사에서는 2월에만 비대면 계좌가 1천개 이상 개설됐고 계좌 개설 엄무팀이 너무 바빴다고 합니다.

하루 업무의 시작과 끝을 비대면 계좌개설에 투자하는게 지나치지 않을 정도라고 언급했는데요.

 

특히 지난 과거 경제위기 때 투자와 달리 20~30대 가운데 주식 투자에 뛰어드는 사례가 부쩍 늘었습니다.


이들이 주식 투자에 뛰어드는 것은 몇가지 요인으로 분석됩니다.

무엇보다 최근 새롭게 주식 투자에 관심을 갖는 이들은 대부분 부동산 급등장에 올라타지 못했던 부류로 파악됩니다.

 신규 계좌 개설의 연령대별 통계가 명확히 집계된 것은 없지만 대체로 60~70% 정도는 20~30대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이번 정부 들어 부동산 투자에 나섰던 사람들은 오히려 유동성이 고갈돼 주식 비중을 대폭 줄여놨는데, 삼삼오오 모이면 ‘다행이다’라고 가슴을 쓸어내린다”며 “부동산 급등장을 지켜보며 상대적 박탈감이 컸던 젊은 층을 중심으로 주식시장에 공격적으로 달려드는 것 같다”고 언급했습니다.



 

삼성전자에 꽂힌 개미투자자들은 3월에만 4조원이 넘게 매수했습니다.

 금융정보업체에 따르면 3월에만(3월 2~24일) 삼성전자 주식을 4조3008억원어치 사들였고

 이달 개인 순매수액의 약 40%에 달합니다.

 그 뒤 역시 현대차(7326억원), SK하이닉스(4742억원) 등 국내 시가총액 상위 기업이 뒤를 잇습니다.



개인투자자들이 유독 삼성전자에 몰려드는 배경에 관해서는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무엇보다 삼성전자는 부동산에 비유하자면 ‘강남 아파트’ 같은 주식입니다.

 한국 경제를 상징하는 기업이라는 점에서 ‘제아무리 복합위기가 불어닥쳐도 삼성전자는 거뜬할 것’이라는 심리가 깔려 있기 때문입니다.

 

우스갯소리로 1990년대 어떤 고객의 자산관리를 맡은 관리자의 말에 의하면

한국 경제가 성장한다면 삼성전자와 현대차밖에 없다며 보너스를 받을 때마다 사들였고 

다른 종목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 후 그 고객의 자산은 수십억원대로 불어난걸 확인했다고...

 

지금 개미투자자들도 이런 심리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되는데요.



2000년대 이후 폭락장에서의 학습효과도 작용했습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1년 유럽 재정위기 때 삼성전자 주가가 큰 폭 조정을 거친 뒤 결국 제자리를 찾는 과정을 보면서 일종의 확증 편향이 심화됐다는 분석입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코스피지수는 1700선을 등락하다 같은 해 9월 글로벌 투자은행 리먼브라더스(Lehman Brothers)의 파산을 계기로 한 달여 만에 1000선 밑으로 곤두박질쳤습니다.

같은 해 10월 27일 코스피는 장중 892.16까지 주저앉았고 그전까지 70만원대를 유지하던 삼성전자 주가는 동반 급락해 10월 27일 43만8000원까지 밀렸습니다. 직전 최고가와 비교하면 40% 이상 떨어졌었는데요.

2009년부터는 ‘V자’ 반등을 시작해 삼성전자는 2009년 3월부터 반등세에 시동을 건 뒤 9월 말 81만5000원으로 76% 뛰었습니다. 이전 낙폭을 만회하고도 훨씬 더 올랐는데요..


2011년 유럽 재정위기 때도 삼성전자의 위상은 굳건했습니다.

 당시 코스피지수는 그리스의 구제금융을 시작으로 유럽 재정위기가 본격화하자 2011년 9월 1640선까지 내려앉았으나. 같은 해 1월 100만원을 웃돌던 삼성전자 주가는 하락을 거듭해 68만원까지 하락했습니다. 연초보다 30% 이상 내렸죠.


그러나 삼성전자는 얼마 안 가 추세를 뒤집었고

2011년 후반기부터 2012년까지 계속 상승해 150만원 고지를 돌파했습니다.

 만약 2011년 저점인 68만원에 삼성전자를 매수해 2012년 말(152만2000원) 팔았다면 수익률은 무려 124%에 달합니다.



이후 삼성전자는 몇 차례 등락을 거듭하다 2016년부터 2년간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올라탔습니다.

 2016~2017년 2년간 삼성전자 주가는 150만원, 200만원, 250만원 고지를 잇달아 깨며

만약 2011년 저점에 주식을 사서 2017년 고점까지 장기 보유했다면 수익률은 300%에 육박합니다.



이외 수급 측면에서 삼성전자에 대한 접근이 쉬워진 것도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됩니다.

 삼성전자는 2018년 액면분할을 단행하면서 5만원대 국민주식으로 탈바꿈했습니다.



현재까지 개인투자자의 투자 성적표는 대체적으로 참패입니다.

 지난 3월 24일 급등을 감안해도 연초 대비 코스피는 26% 하락한 상태로 이 기간 삼성전자 주가 역시 16% 하락했습니다. 이 역시 3월 24일 10% 상승분을 감안한 결과인데요.



물론 삼성전자 주가가 연일 하락했던 3월 11일부터 19일 사이 집중적으로 매수했던 투자자라면 결과가 달라집니다.

 하지만 공포에 질려 ‘패닉셀’이 지배했던 당시 증시에서 용감하게 ‘주식 줍줍’에 나섰던 투자자는 많지 않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이 기간 외국인 순매도 물량을 개인투자자가 대부분 받아냈지만 여기에는 기존 보유 주식 평가손을 소위 ‘물타기(평단가를 낮추려 저가에 매수하는 것)’ 하려는 매수세가 상당 부분 섞인 것으로 봐야합니다.


실제 개인투자자 매매 패턴은 ‘저가 매수 후 장기 보유’와는 거리가 멀다는 걸 알 수 있는데요.

실제 설문조사에 의하면 직간접 투자 금액이 5000만원 이상이고 직접 투자 기간이 5년 이상인 적극 투자자 30%는 주식 1개 종목의 평균 보유 기간이 ‘1년 이상’이라고 답했습니다.

 반면, 일반 투자자는 ‘3~6개월’이 25.2%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런 매매 패턴은 이번 변동성 국면에서도 재연됐습니다.

 코스피가 유례없이 급등했던 지난 3월 24일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는 주식을 매수한 반면, 개인투자자는 14거래일 만에 처음으로 순매도로 전환, 4615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웠습니다.

 그동안 외국인의 투매 행렬을 힘겹게 떠받쳤던 ‘개미’들이 이례적인 주가 상승에 일부 현금화에 나섰습니다.

 



결국 개인투자자 성패는 시장과 삼성전자의 추세 전환 여부에 달렸는데요.

지난 3월 24일 뉴욕 증시가 급등하는 등 최근 금융시장은 강한 반등세를 보였습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무제한 양적완화’와 2조달러 규모의 재정 부양책이 국회에서 통과될 것이라는 기대가 작용했습니다.

‘달러를 쏟아붓겠다’는 미 연준의 엄포에 자산시장 곳곳에서 연쇄 반응이 나타났고

공포지수로 통하는 S&P500변동성지수(VIX)는 50선을 오르내렸습니다.

 3월 한때 80선을 웃돌았던 것에 비춰보면 꽤 낮아졌다. 급등했던 미 국채 가격도 소폭 하락해 안정을 찾았고

끝을 모르고 치솟던 달러 인덱스도 소폭 하락했습니다.



그러나 추세가 돌아섰다고 결론짓기 어려운 정황도 적지 않은데요.

 첫째로 뉴욕 증시가 급등한 날 안전자산의 대명사로 통하는 금 선물 가격은 급등했습니다.

 지난 3월 24일 뉴욕상품거래소(COMEX) 금 선물 4월물은 6% 급등했고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최근 미국, 유럽 등지에서 투자자들은 골드바와 금으로 만든 동전 등을 싹쓸이했습니다.



특이한 점은 금 현물과 선물 간 가격 괴리가 두드러졌다는 것인데요.

 골드바를 생산하는 해외 주요 업체들이 수송망 붕괴로 셧다운에 돌입한 것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세계 최대 금거래소인 런던귀금속거래소(LBMA)는 “현물 포지션을 줄일 수 있지만 늘릴 수는 없다”고 고지했습니다.



요약하자면,

지금까지는 주요 경제 주체들이 현금 확보에 사활을 걸면서 금마저 내다 팔면서 달러가 품귀 현상을 빚었습니다.

하지만 미 연준의 무제한 양적완화로 달러가 일시적으로 약세를 보이자 상대적으로 가격이 눌려 있던 금 확보로 방향을 틀었다는 것인데요.

. 다시 말해, 실물경제를 여전히 불안하게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는 의미입니다.


이 같은 일련의 움직임은 국내 증시 흐름을 읽어내는 것과도 일맥상통합니다.


개인투자자가 달려든 삼성전자만 놓고 보면 앞으로 추세는 어떨까?

 장기적으로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긍정적 전망은 변함이 없습니다.

 단, 단기적으로는 그 누구도 섣부른 예측이 힘든 상태인데요.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서버 D램의 고정거래가격은 2분기 두 자릿수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하반기 수요를 낙관하기 힘들다는 데 있습니다.

 유진투자증권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여파로 반도체 업황에서 ‘더블딥(double dip·회복세를 보이다 다시 침체에 빠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당장 이상 징후는 없지만 제아무리 과점사업자들이 공급을 조절하더라도 수요가 큰 폭 줄면 결국 재고는 쌓이고 가격은 하락할 수 있다”며 “1993~1995년 사이 있었던 메모리 1차 슈퍼사이클 이후 나타났던 ‘슈퍼사이클 종료 → 하락 → 반등 → 재반락 → 본격 회복’의 과정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물론 2~3년 이상 중장기적으로 본다면 반도체 업황의 우상향은 정해진 수순입니다.

 코로나19 사태가 마무리되고 나면 언택트(untact·비대면) 경제활동은 새로운 비즈니스로 자리 잡을 것이 명확합니다.

이를 뒷받침하려는 클라우드·서버 확충을 위해 결국 반도체 수요는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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