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은 왜 떨어지는 칼날을 잡을까
떨어지는 칼날을 잡지말라는 것은 유명한 증시 격언입니다.
주가는 한번 하락세로 돌아서면 아무도 바닥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주가 급락시에는 함부로 매수에 나서지 말라는 얘기인데요.
"지하5층 밑에 10층이 더 있더라"와 같은 이야기가 증권가에서 회자되는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
지금 개미들은 이런 격언과 반대로 행동하고 있는데
왜 그럴까?
우선은 학습효과 때문입니다.
과거 외환위기 때, 그리고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지금 못지 않게 주가가 폭락했습니다.
1996년 6월 913.25였던 코스피는 외환위기를 거치며 1998년 6월 280.00으로 69.3% 하락했고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코스피는 2007년 10월 2,064.85에서 2008년 10월 938.75까지 54.5% 떨어졌고
당시에는 모두가 공포에 휩쓸려 쉽사리 '매수'에 나서지 못했지만 지나고 보니 그 때가 바로 매수 적기였다는 지적이 훗날 나왔습니다.
예를들어 삼성전자의 경우 1998년 9월23일 3만1200원(액면분할전)까지 떨어졌으나 지금 가격으로는 624원에 해당하는 말도 안되는 저렴한 가격이었습니다.
당시 삼성전자 주식을 사서 지난 1월20일 사상 최고가( 6만2800원)에 팔았다면 100배가 넘는 대박을 낼 수 있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개미들이 폭락장에서 연일 매수에 나서는 또 다른 이유는 대박심리 때문입니다.
집값 급등, 가상화폐 투자 실패 등에서 좌절한 젊은층들이 일확천금을 노리고 주식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는 분석도 많은데 실제 최근 신규 개설되는 증권 계좌에서 20,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는다고 합니다.
왜 하필 삼성전자인가
위에서 잠깐 언급했듯이 개인들이 최근 사들인 주식의 절반 이상이 삼성전자입니다.
이처럼 삼성전자에 몰리는 이유는 우선 한국을 대표하는 대장주라는 데 있습니다.
한국이 망하지 않는 한, 삼성전자도 망하지 않을 것이고 그렇다면 언젠가 삼성전자 주가는 반드시 오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개미들 머리를 지배하고 있는데요.
실제 삼성전자는 과거 역대 폭락장 이후 1~2년 사이에 주가가 2배 이상 오르는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70만원선을 오가던 삼성전자 주가는 그해 10월 40만 7500원까지 곤두박질쳤지만 1년 뒤인 2009년 10월 80만원선을 회복했고 2011년 1월에는 100만원을 돌파했습니다.
2011년 9월 유럽 재정위기 때도 그해 연초 대비 30% 이상 내린 72만원대까지 떨어졌지만 1년 뒤인 2012년 9월 136만9000원, 2012년 말에는 150만원대도 넘어섰습니다.
2015년 메르스 발병전 150만원을 넘던 주가는 8월 메르스 사태로 106만7000원까지 떨어졌지만 2017년 8월에는 238만원을 넘어서며 2년 사이에 두배 넘게 오르기도 했습니다.
삼성전자에 대한 로망도 개미들을 이 주식 매수에 몰리게 만드는 이유중 하나입니다.
2018년 5월 50대1의 액면 분할 이전 삼성전자 주가는 주당 250만원을 넘나들었고 최고가는 287만6000원이었습니다.
일반 개미들로서는 사고 싶어도 1주 사기도 버거운 금액이었는데요.
그런 황제주 삼성전자가 액면 분할을 하면서 주당 가격이 뚝 떨어지자 한결 부담이 가벼워진 개미들이 그래도 '믿고 보는' 주식 삼성전자에 몰리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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