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국제 유가 폭락으로 미국 셰일기업이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국내 정유업계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셰일기업 긴축에 따른 미국 정유사 공급 감소와 제품가격 상승이 장기적으로 정제마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수요위축이 이어지며 하반기 들어서야 실질적인 정제마진 개선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에너지시장조사업체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BNEF)는 최근 국제 유가가 배럴당 30달러 선을 이어갈 경우 올해 미국 셰일 생산량이 하루 100만배럴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셰일기업은 통상 배럴당 30∼50달러 수준을 생산비용으로 보는데,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지난 16일(현지시간) 배럴당 30달러 선이 붕괴해 2016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BNEF에 따르면 셰일기업은 최근 낮은 수익성으로 투자금을 모으기가 쉽지 않고, 비용 절감 여지도 2015년 대비 크게 줄어들어 저유가에 따른 대규모 도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셰일혁명 선도기업으로 꼽히는 체서피크 에너지가 국제유가 쇼크로 구조조정 카드까지 만지작거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증권 심혜진 연구원은 "시간이 지날수록 생산량이 가파르게 감소하는 셰일 자원의 특성상 미국 셰일 원유 생산량은 수개월 내 감소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그동안의 석유제품 가격 하락은 미국 셰일기업의 저렴한 원유 공급을 기반으로 미국의 정유, 석유화학사들이 값싼 제품을 내놓은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유리한 조건에서 공장을 운영해오던 미국 정유사가 공급량을 줄이면 정제마진(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자재 비용을 뺀 수치)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제마진은 지난해 한때 마이너스를 기록할 정도로 하락했다가 올 들어 반등을 시작했으나 코로나19 영향권에 들며 2월 둘째 주부터 다시 급락한 바 있다.
다만 정제마진은 수요 회복도 중요하기 때문에 코로나19 팬데믹이 공식화된 현재로선 미국 셰일기업의 긴축으로 효과를 보기는 힘들 수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제마진은 3월 둘째 주 사우디 공식판매가격(OSP) 인하로 반등했으나 세계보건기구(WHO)의 팬데믹 선언에 이은 트럼프 대통령의 유럽발 입국 금지 조치로 하락 마감했다"고 설명했다.
신영증권 이지연 연구원은 "하반기 이후 코로나 불확실성 해소 여부에 따라 유가 반등과 정제마진 회복이 함께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밖에도 공급과잉의 원인이 됐던 중국 티포트(소규모 정유사) 업체 가동률이 1월 중순 65%에서 2월 중순 41%로 급락해 국내 정유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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